일반적인 아파트는 주로 벽식구조로 지어졌지만 최근 들어 공간 활용성이 높은 PC 라멘구조*를 아파트에 적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라멘구조는 벽이 아닌 기둥과 보로 하중을 지탱하기에 내부 공간을 편의에 따라 조정하기 쉽고, 개방감이 느껴져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가 큰데요. 특히 상·하부층의 소음이 벽을 타고 전해지지 않고 층과 층 사이의 보가 완충 역할을 하여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공간을 변경하기 쉬운 PC 라멘구조 역시 층간소음전문 연구시설 ‘H 사일런트 랩(H Silent Lab)’에 적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PC 라멘구조: PC 공법으로 현장에서 조립한 라멘구조를 말한다.
반면, 모듈러 공법은 쓰이는 재료에 따라 철골 모듈러와 콘크리트 모듈러로 다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모듈러 공법은 ‘모듈(Module)’이란 단어처럼 규격화된 3차원 실내 공간을 미리 통으로 공장에서 제작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전체 공정의 약 50~80%를 공장에서 제작한 뒤 모듈 그대로 공사 현장으로 운반해 간단한 조립만으로 건축물을 완성하는 공법입니다.특히, 모듈러 공법은 ‘공장 제작’과 ‘현장조립’으로 시공이 완료될 정도로 간단해 기존 건설 방식과 비교해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사용하던 이동형 모듈러 주택을 해체해 공장에서 보수할 경우, 필요한 곳에 다시 설치할 수도 있어 재활용률이 높습니다. 더불어 건설 폐기물 처리 비용도 절감되고,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죠.
해외 OSC
유럽, 북미 등 해외에서는 이미 20~30년 전부터 OSC가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높은 인건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유럽 국가의 OSC 점유율은 전체 건설시장의 약 20~25%에 이르며, 특히 북유럽 국가는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이미 1950~1960년대부터 모듈러 공법을 도입했고 2010년부터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모듈러 건축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는데요.
최근에는 전체 주택시장의 약 15% 내외를 차지하는 연간 12~15만 호 정도가 모듈러 주택으로 제작될 정도입니다.
중국도 뒤늦게 OSC에 뛰어들어 공업화 주택을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모습인데요.
2015년 중국은 후난성에 높이 57층짜리 건물을 단 19일 만에 완공시켰고, 코로나19가 발생한 시기에는 불과 10일 만에 중국 우한시 내에 각각 1000개, 1300개 병상 규모를 갖춘 병원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 모듈러 건설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인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모듈러 건설 시장이 2025년에는 약 1088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OCS의 선두주자, 현대건설
국내에서도 미래 건축 기술의 하나로 OSC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는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1000호 물량 규모의 OSC 공공 주택 공사를 발주하고, 인허가 단계에서 용적률‧건폐율‧높이 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등 OSC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의 스마트화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건설은 이미 2020년 OSC를 위한 TFT를 통해 미래 건설 기술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분야별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는데요. 기존 OSC가 건축 분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대건설은 건축만이 아니라 교량, 방파제 등 토목 분야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건설이 쿠웨이트에 건설한 해상교량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의 경우, 교량 상판이 될 조립식(Pre-fabricated) 박스거더를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후 현장으로 옮겨 거치하는 PC 공법을 적용했는데요. 제작부터 운반, 거치 전 과정을 자동화 시공으로 완성해 공기 단축은 물론 원가 절감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현대건설은 길이 60m, 높이 4m, 무게 1700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스거더를 해상에 거치하기 위해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FSLM 공법: 사전 제작된 1경 간(교각 간 거리)의 교량 상판을 해상으로 가져와 일괄 시공하는 공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