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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맺기, 마음을 나누는 일 – 어린왕자

[어린왕자]

앙투안 마리 장 밥티스트 로제드 생텍쥐베리(Antonie Marie Jean-Baptiste Roger de Saint-Exupery) 의 <어린왕자>는 책의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의 친구 레옹 베르트에게 바치는 어른 동화이다. 이 책은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되어 있던 1942년 여름 미국의 뉴욕에서 집필되었고, 초판이 발행된 것도 전쟁이 진행 중이던 1943년 뉴욕에서였다.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짝 벗어나있던 작가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 이야기를 프랑스에서 전쟁의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 친구에 헌정했다.

‘친구’가 되는 법

어린왕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 B612에서 장미와의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한 채 여러 별을 여행하게 됩니다. 지구에 오기 전까지 6개의 별을 거치며 혼자 사는 왕, 허영심에 빠진 남자, 술꾼, 사업가, 가로등지기 등을 만났고, 드디어 지구에서 여우를 만나게 됩니다.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주었죠!

“길들인다는 게 뭐지?”

“관계를 갖는다는 뜻이야.”

“네가 나를 길들이고 내가 너를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테니까.”

여우가 말한 길들인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합니다.

이 둘을 나누는 경계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친구’란 있는 그대로의 나의 빛깔을 이해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며, 서로의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관계일 것 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러한 사람들, 이러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엄청난 축복일 것 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언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자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에서 순간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누군가를 만날 때 ‘바라는 마음’으로 관계를 망친 경험이 있습니다. 내가 상대에게 한 만큼 나에게 돌아오길 바랐던 적이 많습니다. 또 상대의 바람대로 해주지 못하면 관계가 끊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아둥바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다시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되어 상대를 밀어붙이게 됩니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미워졌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각양각색의 마음, 수만 가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이 ‘진짜 관계’의 시작임을. 진짜 길들임은 나에게 맞춰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일임을.

관계보다 연결로 세상을 만나는 요즘입니다. <어린왕자>가 전하는 ‘관계맺기”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ka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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