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의 원리를 알면 ‘안전’이 보인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로마와의 전쟁 당시, 해안에 6개의 대형 오목거울을 동그렇게 붙인 형태(요면경)로 배치하여 가까이 접근한 로마군의 배에 햇빛을 모아 불을 붙게 함으로써 승리로 이끈 일이 있었습니다. 거울의 원리를 전쟁에 이용한 예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돋보기를 가지고 햇빛을 모아 종이나 낙엽 등을 태웠던 바로 그 원리 입니다. 거울이 집광 병기였던 셈이죠.
일정한 각도로 빛을 반사하는 거울의 원리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빛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는 광원 외에 빛을 내지 못하는 물체들은 햇빛이나 전등과 같은 광원으로부터 받은 빛을 반사합니다. 이렇게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들어와 물체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거울은 빛의 반사를 이용해 물체의 모습을 비추는 도구입니다. 표면이 펴영한 유리판 뒷면에 수은을 바르고, 그 위에 습기를 막기 위한 칠을 해 만듭니다. 거울에 물체가 비치는 이유는 빛이 직진하다가 사물에 부딪친 다음, 거울에 다시 부딪쳐 튕겨져 나와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평면거울은 물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거울 표면이 편평하고 매끄러워, 모든 빛이 일정한 각도로 빛을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면거울로 얼굴을 보면, 얼굴이 좌우만 뒤바뀌 채 실제 모습과 똑같습니다.
평면거울 외에 우리의 생활 속에서는 곡면 거울을 많이 사용합니다. 곡면 거울은 오목거울과 볼록거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숟가락의 안쪽을 보면 오목거울, 바깥쪽으로 보면 볼록거울이 됩니다. 대체로 오목거울은 반사한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하고 볼록거울은 반사한 빛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강화도 마니산에서 햇볕을 이용하여 전국체전용 성화를 채화할 때에는 볕을 모아야 하므로 오목거울을 사용합니다.
안전을 지켜주는 오목거울의 쓰임
오목거울은 직진으로 먼 곳에 있는 목적물을 비치기 위한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안전을 지켜주는 등대, 해안 서치라이트(탐조등)의 반사거울에도 사용됩니다. 왜냐하면 빛을 모아서 최대한 밝게 멀리 갈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오목거울은 완전한 구면이 아닌 포물면이라야 평행광선을 초점에 모을 수 있고, 또한 초점에서 나간 대부분의 빛이 반사 후 평행하게 멀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빛을 포물면의 초점에 놓으면 거울에 반사되어 빛이 축과 평행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헤드라이트 반사거울의 경우, 전구를 초점의 위치에 놓으면 빛과 축과 평행인 방향으로 먼 곳까지 비춥니다. 이를 원등(상향등)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자동차에서 마주 오는 차에 눈부심을 주지 않기 위해 근등(하향등)을 이용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전구를 초점으로부터 벗어난 위치로 옮기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빛은 위와 아래로 향합니다. 이때 위로 향하는 빛을 차단해 아래쪽으로 진행하는 빛만 보내므로 짧은 거리만을 비춥니다.
등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등대를 조명기구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등대는 주변 바다를 그렇게 밝게 비춰주진 않습니다. 주로 암초 등 위험한 장소를 강한 빛으로 비춰 알려줄 뿐 빛은 이리저리 휘두르는 일은 없습니다. 사방으로 휘둘러 대는 빛은 어두운 밤에 배를 모는 항해사에게 오히려 혼란을 줍니다.
등대의 기본적인 목적은 ‘표시’입니다. 바다 위를 나아가는 선박은 해가 져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면 방향을 잡기가 어렵고, 물속에서는 어디서 암초가 튀어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육지가 가까워질수록 더 위험합니다. 이럴 때는 등대 불빛을 지표로 삼아 위험한 곳을 피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등대에서 나오는 빛은 주변으로 밝게 퍼져나가는 것보다 멀리까지 도달하는 직진성이 중요합니다. 등대는 등명기라는 조명기구를 쓰는데, 주위를 평면 렌즈로 감싸 빛을 평행광선으로 만들어 줍니다.
오목거울은 또 물체가 있는 위치에 따라 상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집니다.거울의 초점 안에 물체가 있을 때 확대된 바른 상을 볼 수 있지만, 초첨 바깥에 물체가 있으면 다양한 크기의 거꾸로 된 상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체를 크게 봐야 하는 화장용 거울이나 천체망원경, 현미경 등에 이용됩니다.
넓은 범위를 보게 하는 볼록거울로 안전 확인
오목거울과는 대조적으로 볼록거울은 물체의 위치에 관계없이 축소된 바른 상을 보여 줍니다. 볼록거울에서 반사된 빛은 오목거울과 정반대로 눈에 도달합니다 거울의 곡률 때문에 평면에서 반사된 점보다 눈에 도달하는 빛의 간견이 조밀해집니다. 평행광선을 퍼지게 해 물체가 실제보다 작아 보이지만, 평면보다 더 넓은 곳을 볼 수 있어서 폭넓은 시야를 확보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넓은 범위의 사물을 보기 위한 곳에는 볼록거울을 사용합니다.
자동차의 사이드 미러, 안전이 꼭필요한 사고 나기 쉬운 도로 모퉁이 사각지대, 편의점이나 백화점에서 사각을 관찰하기 위해 설치됩니다.물전을 사는 척하며 슬쩍해 가는 좀도둑 때문에 골치를 썩이던 편의점들에 가게 안의 사각을 없애 주는 이 특수기능의 거울은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볼록거울은 또 아이 방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아이 방 코너에 볼록거울을 달면, 엄마가 문 밖에 있어도 구석에서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수시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아기 침대 옆쪽 코너에 볼록거울을 비스듬하게 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침대 속을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고도 멀리서 아기의 안전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볼록거울과 오목거울은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는 도구 입니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거울을 주의 깊에 들여다보고 행동을 하는 것이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