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플라스틱을 먹습니다. 크기가 아주 작은 미세 플라스틱 이야기 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연구가 거듭될수록 미세 플라스틱이 지구와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작지만 치명적인 골칫덩이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킬 수 있을까요?
미세 플라스틱을 품은 일상용품
종이컵
종이컵 내부는 물에 젖지 않도록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온수를 담았을 때 많이 용출됩니다. 인도의 한 연구팀에 의하면, 85~90°C 온수 100ml 에는 약 2만 5천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티백
티백은 폴리프로필렌을 코팅한 종이로 만드는데,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붓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세 플라스틱 용출량도 상당합니다. 삼각형 티백을 95°C 물에 5분간 넣었더니 무려 116억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마스크팩
피부에 직접 닿는 마스크팩은 종이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을 혼합해 만든 플라스틱입니다. 종이로 착각할 정도로 부들부들하니, 미세 플라스틱이 잘 빠져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물티슈
종이를 물에 적시면 찢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물티슈는 레이온, 폴리에스터 등을 혼합한 합성섬유로 만듭니다. 재활용이 안 되기에 태우거나 매립할 수 밖에 없는데, 이때 상당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합니다.
매주 신용카드 한 장을 먹는다?
플라스틱은 석유를 재료 삼아 발명해 낸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입니다.
플라스틱 덕분에 우리의 삶은 비약적으로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으니, 바로 환경오염입니다. 플라스틱 그물에 엉켜 발버둥 치는 돌고래, 플라스틱 물통을 삼키고 죽은 물고기,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괴로워하는 바다거북, 해안가에 넘쳐나는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 된지 오래입니다.
무차별적으로 버려진 플라스틱은 이제 인간에게 칼을 겨누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져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의 건강한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이하인 플라스틱 조각을 일컫는데, 미세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것들이 이미 대기와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가 호흡, 마시는 물, 식탁에 올라온 동식물 등을 통해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옵니다. 한 사람당 일주일에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 신용카드 한 장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알수록 무서운 미세 플라스틱의 악영향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게 많지 않습니다. 이제 막 초기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들려온 소식만으로도 충분히 상황이 심각합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일회용품에 널리 사용되는 플리스티렌의 미세 플라스틱을 위함 세포에 4주 동안 노출시켰습니다. 그 결과 위암 세포 성장 속도가 74%나 향상됐고, 전이도 3.2~11배 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세 플라스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도 제기되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대사 교란 물질이 자폐가 일어날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이 병원균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병원균이 미세 플라스틱의 표면에 올라타 대기와 바다를 떠돌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간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전방위적으로 악영향으 ㄹ미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발생량을 줄이려면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합니다. 타이어와 브레이크 마모로 80%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만큼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는 일회용품 사용도 줄여야 하며,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지 말고 잘 분류한 뒤 배출해야 합니다.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방법
- 플라스틱 병에 담긴 먹는 샘물 대신 수돗물이나 정수기를 이용한다.
- 설거지 할 때는 아크릴 수세미 대신 천연 수세미를 사용한다.
- 음식을 덮을 때 랩과 호일보다는 뚜껑이나 접시를 사용한다.
- 합성섬유로 만든 옷보다는 천연, 유기농 섬유로 만든 옷을 입니다.
- 물티슈보다는 손수건이나 수건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