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콧속, 가슴속을 괴롭히는 ‘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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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아본 사람만 안다는 참 괴로운 병, 알레르기 비염.
이 병은 코 점막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포함됐을 때 발병하는 만성 질환으로 이렇다할 완치제도 없다.
더 눈여겨 볼 것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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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원인으로는 환경오염과 면역력 저하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봄이면 증상이 심해지는 탓에 비염 환자들은 요즘 같은 때에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원인을 명확히 알고, 예방을 확실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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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먼지’인 초미세먼지를 가장 경계하라
비염이 심한 사람은 봄이 오는게 두렵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 때문이다. 양쪽의 코막힘은 물론이고 쉴 새 없이 맑은 콧물이 나와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고, 코가 많이 막힐 때는 하루에 휴지 한 통을 다 써버리기도 한다. 고통스러운 건 둘째 치고 남들이 지저분하게 생각할까봐 항상 걱정이다. 어떤 때는 구강호흡으로 인한 목아픔까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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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명 중 1명은 앓고 있다는 알레르기 비염.
그만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기온이 변하기 시작하는 3,4월(봄)과 9,10월(가을)엔 비염 환자들로 병원이 넘쳐나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섭씨10도 이상인데다 갑자기 따뜻해진 기후 변화로 신체리듬이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어, 우리 몸의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이것이 알레르기(과잉면역)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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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원인을 살펴보자면 봄에 휘날리는 꽃가루와 중국발 모래바람인 황사가 문제다.
대기 중의 꽃가루 양은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대기 중의 꽃가루가 증가하고, 비가 오면 대기 중의 꽃가루가 매우 감소하여 증상도 기후에 따라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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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사가 함께 몰고 오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는 ‘편서품’을 타고 한국으로 날아온다. 지구 대기 순환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위치한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는 연중 내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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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황사 발생 통계에 따르면 매년 황사 발생 횟수는 줄어든 상태이다.
하지만 베이징, 하얼빈 등 중국 동북지방 주요 도시에서 10㎛이하 미세먼지의 농도가 매우 심해져,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당 25㎍의 약 40배 수준에 달한 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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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경계해야 할 대상은 ‘죽음의 먼지’로 불리는 초미세먼지이다.
이 먼지는 2.5 ㎛이하 크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흔히 미세먼지(10 ㎛)라고 불리는 입자보다 훨씬 작다. 따라서 미세먼지와 달리, 초미세먼지는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모세혈관을 타고 깊숙이 침투해 폐, 심장 등 호흡기에 직접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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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에는 황산염, 질산염 같은 이온 성분이 가득(55%) 묻어 있어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의 염증을 덧나게 만들 가능성도 크다. 크기가 땀구멍보다 작아 피부병을 악화 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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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보통 과잉면역 반응은 혈액 속의 특이 면역단백질(lgE)이 원인인 항원과 반응하여 히스타민과 같은 여러 화학물질이 몸 속에 만들어지면서 발생한다.
일반 사람들은 이런 과잉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지만, 부모의 알레르기 반응인자가 자녀에게 그대로 유전되어 이로 인해 자식이 같은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 가족력의 영향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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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비타민D가 부족해도 비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성인 8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결핍군’이 ‘정상군’에 비해 환자가 두 배 가량 더 많았다. 비타민D는 알레르기와 같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데 이것이 부족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이다. 하루에 20분, 야외에서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피부에서 충분한 양의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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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시 ‘황사마스크’ 착용은 필수, 환기는 정오 무렵에
황사가 심한 날에는 아예 문밖 나들이를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미세먼지 접촉 빈도를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말이다.
실내에 있을 때는 창문을 닫아거는 일을 잊어선 안 된다. 또 환기를 대기의 움짐임이 커서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지는 정오 무렵에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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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황사마스크’라는 초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서야 기대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외출 뒤 돌아와서는 얼굴, 입, 코 등 피부를 물로 깨끗이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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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가 잔뜩 낀 날에는 콘텍트렌즈 착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렌즈에 달라붙은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눈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한다. 안구 건조증이 심하다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놓어주어야 증상이 완화한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환절기를 보다 덜 고통스럽게 넘기기 위해선 물을 많이 마셔 기도와 기관지, 콧속점막을 항상 촉촉하게 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라고 말한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지면 자칫 독감, 천식 등 호흡기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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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비염을 단순한 알레르기에 의한 증상이라고 생각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한번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알레르겐은 완전히 회피하지 않는 한 계속 염증을 일으키면서 만성화되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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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가 낀거리를 걸은 후 비염 증상이 더욱 심해지거나 기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가슴이 답답하다면, 즉시 이빈인후과를 찾아 적절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강 내 점막, 혈관, 감각신경의 과잉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가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아무쪼록 꾸준한 치료로 콧속이 뻥 뚫리는 상쾌한 봄을 만끽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