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학물질관리법 (REACH)

시중에서 구입한 가습기 살균제를 쓴 소비자가 사망하거나 치명적인 폐 질환에 걸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 불산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10톤의 불산 가스가 누출돼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8명의 부상자가 생긴 ‘구미 불산 누출 사고’등은 산업 현장에서 발생되는 화학물질이 우리를 어떻게 위협하는지 보여줍니다. 독일은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동자와 소비자를 모두 생각하는 화학물질관리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화학물질관리법 REACH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를 지키는 방법

유럽에서 수입된 화장품, 향수 등의 광고에는 ‘REACH 인증 완료‘라는 문구가 종종 등장합니다.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of Chemicals, 유럽 신화학물질 관리 제도)는 화학물질로부터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EU(유럽연합)가 제정한 화학물질 안전 인증입니다. 독일의 화학물질 관리제도는 REACH의 기준을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REACH는 약 205가지의 유해물질에 대한 검사를 통과해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엄격한 기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독일의 화학물질 관리 제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법령은 ‘화학물질관리법’입니다. 독일 화학물질관리법의 가장 큰 특징은 화학물질 관리를 일원화하고 있다는 것. 본 법령의 적용 대상은 ‘생물학적 작업물질’과 ‘가정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한 개인’이라는 두 가지 대상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국내의 화학물질관리법이 ‘화장품법, 약사법, 식품위행법’ 등 분야별로 세세히 나누어져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독일의 적용 대상 분류 기준은 매우 단순한 셈입니다.

국내 화학물질관리법은 세부적인 분류 기준으로 인해 법령과 소관부처가 제 각각으로 나누어져 있고, 노동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미미한 편입니다. 반면 독일은 법령의 적용 대상이 ‘작업 물질’과 ‘개인 사용 물질’로 단순히 분류되는 덕분에 노동자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화학물질관리법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의 연장선입니다. 생산·제조 현장에서 다뤄지느 화학물질이 결국 제품으로 완성되어 소비자에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독일 정부는 ‘유해물질관리시행령’을 통해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합니다. 예컨대 기업은 업무 최초에 위험성평가를 수행해야 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안전조치를 마련하거나 공정을 바꾼 뒤에 업무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발암성, 생식세포 변이원성, 생식독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업무를 진행할 경우 사업주는 도동자의 노출 기간, 강도를 기록한 내용을 유지하고 해당 노동자의 유해물질 노출이 종료된 이후에도 40년간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독일 화학물질관리법 REACH

▣위험은 널리 알릴수록 줄어든다

독일은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3년5월1일, ‘신화학물질관리제도’를 발효했습니다. 기존의 화학물질 관리법을 고도화한 것입니다. 이 제도에 의거해 독일의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이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소재를 포함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의마가 생겼습니다.

특히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간 거래) 거래의 경우, 고객사의 요청이 없어도 100% 안전사항을 알려야 하고 B2C( 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거래는 소비자가 요청할 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독일 연방환경청은 화학물질 위험에 대한 질의응답을 온라인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를 소비자가 더욱 널리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 제재도 강화했습니다. 만약 제품의 위험사항을 ‘올바르고 완전하게’ 기재하지 않거나, 정보 제공을 하지 않으면 약 5만유로(한화 약 7.412만원)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또 규제를 위반한 기업의 운영자는 최고 5년형에 처합니다.

(글, 성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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